샘이깊은 물(자작시와 글)

하늘나라1

parkmoni 2010. 2. 1. 21:02

부엌은

매순간 

잡고 잡히고

먹고 먹히는

치열한 싸움터

 

어디로 가는지

무엇이 되는 지도 모르는

수많은 먹힐 것들의 날생명이

아우성치는

소란스런 항쟁의 터

  

그러나 부엌은

한 손 장군이 있어

씻고, 깍고, 꺽고,

자르고, 갈고, 빚고,

두드리고, 썰고, 눌러

각양 각색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하는 

장조의 수련소

 

잡는 것의 사랑과

잡히는 것의 죽음으로

다시 새것들의 생명을 얻는

부엌은

새 식탁을 꿈꾸는

어머니의 하늘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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