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스크랩] 울릉도...천연식물원

parkmoni 2007. 4. 1. 13:59

울릉도 성인봉 원시림 

 

                ‘너도밤나무’ 군락 이룬 천연식물원

                                                                                 

 


                                                                                                                      <사진출처: 신민우>

 

        울릉도를 생각하면 첫사랑의 추억처럼 가슴이 설렌다.
        푸른 동해의 물결을 지나 닿은 섬, 그 곳에서 처음 만난, 오랜 세월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간직한

        성인봉의 숲과 그곳에 터를 잡은 식물들과의 첫 만남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이다.

 

        울릉도는 약 200만년 전, 신생대 제3기와 제4기 사이에 일어난 화산활동으로

        백두산, 제주도와 함께 태어났다. 시뻘건 용암덩어리가 식은 뒤, 바람을 따라

        혹은 파도를 타고 옮겨온 씨앗들이 온통 바위투성이인 이 섬을 숲으로 장식했다.

 

        뭍에서 멀리 떨어져 바람과 비와 싸우며 견뎌내는 동안 이 섬의 식물들은
        울릉도 만의 독특한 식물상을 이루게 됐고, 이제 더없 이 값진 식물의 보고가 되었다.


        섬피나무 섬말 나리 섬바디 섬노루귀 섬자리공 섬현호색 섬초롱꽃 등등
        울릉도에 고유한 「섬씨」 식물만도 수십종에 이른다.

 

        배가 울릉도 도동항에 닿으면 용암이 굳어 형성된 검은 암벽이 아늑한 울타리를 이룬다.
        구멍이 성글게 뚫린, 양분이라고는 하나도 없을 바위틈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한 무더기씩 뭉쳐

        노란 꽃을 피우는 땅채송화 (돌나물과 아주 비슷하게 생긴 형제 식물로 잎이나 줄기를 만지면

        딱딱하지 않은 육질로 되어 있다),  꽃이 둥글게 모여 피고 잎도 크고 키도 큰 섬기린초, 
        향기가 백리를 간다는 섬백리향(울릉도의 특산 이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식물이다),
        나팔꽃을 닮은 갯메꽃 등이 이 부근에서 자란다.

 



                                                                                                                   < 사진출처 :  박은영>

 

 

        그러나 울릉도의 백미는 단연 성인봉이다(천연 기념물 189호).
        해발 984m의 성인봉에는 국내 유일의 너도밤나무숲이 있다.


        매끈한 잿빛 줄 기와 시원하게 주름진 잎을 가진 아름드리 너도밤나무의 풍치는 참으로 아름답다.

        너도밤나무는 잎 모양도 밤나무와 비슷하지만 가을에 열리는 열매 역시

        "너도 밤나무니?" 라고 물을 만큼 비슷하다. 

        구태여 설명하면 밤과 도토리의 중간쯤 될까.


        이 그윽한 너도밤나무 숲에는 주홍빛의 아름다운 섬말나리,
        헐떡이며 오르는 가파른 산길에 핀 '헐떡이풀'(이 풀 역시 희귀식물이다),
        원시림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는 일색고사리가 그야말로 일색으로 덮여있다.

 

        성인봉의 진수는 해발 600m를 기준으로 시작되는 원시림 지역이다.
        나리령 말잔등 미륵산 형제봉으로 지붕처럼 이어진 산줄기를 따라 형성된 원시림은

        하늘을 가릴 듯 빽빽한 '너도밤나무숲'과  '섬피나무' '섬단풍' '우산고로쇠'

        '두메오리나무' 같은 울릉도만의 나무들로 이루어져 있다.

 

        성인봉의 가장 높은 곳을 차지한 나무는 '마가목'인데,

        성인봉에 오르면 구름처럼 희고 풍성한 마가목의 아름다운 꽃구경이 가능하다.

        가을에는 해보다 더 붉은 마가목의 열매들이 성인봉의 하늘을 장식한다.

 

        어디 이뿐이랴.

        울릉도 사람들의 목숨을 연장 시켜 '명(命)이'  또는 '멩이' 라고도 부르는

       '산 마늘'들이 싱싱한 잎새 사이로 하얗고 둥근 '마늘꽃'을 피워낸다.


        또 '하얀주름제비난'이나 마치 하얀 두루미떼의 군무인 듯 피어나는 '큰두루미꽃' 의 무리,
        자주빛 진한 점이 박힌 '섬초롱꽃'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성인봉의 보석들이다.

 

        사람들의 채취로 수난을 겪는 연분홍색 곱디 고운 '만병초'와 

        잎에 얼룩을 가진 '섬남성'도 꼭 보존해야 할 우리 식물이다.

 

        울릉도 바닷가도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천연 식물원이다.
        사실 바다나 섬의 풍경에 익숙하지 않은 이라면 해안을 따라 슬슬 걸어보는 것도 괜찮다.
        그늘 한점 없지만 바닷가여서 그런지 꽤 오래 걸어도 무덥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바닷가 암벽 위에 붙어사는 '향나무' 구경도 일품이다.
        울릉도가 우리나라에 유일한 자생지 라는 사실을 알고 보면 더욱 남다른 감회로 다가올 것이다.

 

        눈여겨 보면 숲속에 사는 개종용 처럼 기생식물이지만 갈색줄기에 보라색꽃을 피우는

        '초종용' (초종용은 쑥 중에서도 잎이 아주 잘게 갈라지고 바닷가에 사는 사철쑥에

        기생해 살기 때문에 초종용이 사는 곳에는 꼭 사철쑥이 있기 마련이다),

 

        가을꽃이기는 하지만 '부지갱이나물'이라 하여 먹는 '섬쑥부쟁이'와 '울릉국화'  '두메부추'도

        울릉도를 생각하면 항시 떠오르는 식물이다.

 

 

 

 

        시간이 넉넉하면 '태하령'을 넘어도 좋다.
        이곳에는 오직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섬잣나무'와 '솔송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뭍에서는 볼 수 없는 이 독특한 숲은 현재 천연기념물 52호로 지정되어 보호된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 몸을 씻고 나면 마음까지 개운하다. 
        울릉도의 하루가 저문 뒤,  바닷가 로 다시 나와 먼 바다를 환하게 장식하는

        오징어잡이 배의 집어등(集魚燈) 불빛을 구경하는 일도 놓치기 아까운 추억거리다.
        어슬렁어슬렁 항구로 나가 갓잡은 오징어로 즉석에서 떠주는 회맛은 일품이다.

 

        울릉도에서의 숙박은 대개 민박인데 같은 값이라도 어떤 집에 묵느냐에 따라,
        대우와 환경이 천차만별이니 잘 골라야 한다


        울릉도 도동 어촌계( 054-791-3089) . 포항(054-242-5111~3),

        묵호항(033-531-5891~2), 후포항(054-787-2811~2), 속초항(033-636-2811)에서

        울릉도로 출항하며 특히 성수기 때는 꼭 예약을 해두어야 한다.

 

 

 

                                                                                                                       <사진출처 : 신민우>

 


         글   : [이유미의 숲으로 가는 길-울릉도 성인봉 원시림]

출처 : 울릉도 성인봉
글쓴이 : 라일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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